처음엔 진짜 장난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친구가 “야, 너도 한 번 받아봐. 이거 그냥 마사지가 아냐.” 라고 했을 때 나는 “에이ㅋㅋ 설마” 했다. 마사지가 마사지지, 뭐가 다르겠어. 그냥 피곤하면 안마의자에 앉으면 되지 않나?
근데 친구가 그렇게까지 강력하게 추천하는 걸 보니, 뭔가 있긴 한 거 같았다. “야, 진짜 궁금하면 한 번 해봐. 근데 한 번 하면 빠져나오기 힘들걸?”
…뭐?
**”한 번 하면 빠져나오기 힘들다”**는 이 말이 너무 찝찝하게 남았다.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건데? 내가 못 빠져나올 정도로?
그래서 그날 밤, 나는 가벼운 호기심으로 토닥이에 예약을 걸었다. 사실 큰 기대 안 했다. 그냥 ‘받아보고 별로면 안 하면 되지’ 하는 마인드였음.
그렇게 시간이 흘러, 드디어 약속한 날이 되었다.
딩동.
아. 씨. 진짜 왔네.
나는 갑자기 긴장됐다. 뭐지? 별거 아닐 줄 알았는데, 이게 뭐라고 긴장이 되냐? 천천히 문을 열었다.
그리고… 아, 이거 진짜 하면 안 되겠다 싶었다.
문 앞에 서 있는 사람.
180cm 넘는 큰 키, 넓은 어깨, 차분한 미소.
아니 이거 사기 아니냐고. 광고 사진이랑 차이가 없네?? 보통 이런 서비스들은 사진빨 심하게 받거나, 현실이랑 괴리가 크기 마련인데, 이건 진짜 실물이 더 대박임.
“안녕하세요. 오늘 케어 도와드릴 테라피스트입니다.”
아, 목소리 뭐냐.
진짜 낮고 부드러운데, 이상하게 귀에 감긴다. 순간 “이거 잘못된 선택 아니야?” 싶었지만 이미 늦음. 그냥 무의식적으로 그를 방 안으로 안내함.
그가 준비하는 동안 나는 묘하게 초조해졌다. 뭐지, 이 분위기? 왜 나는 단순한 마사지 하나 받으면서 설렘 반, 긴장 반이 되는 거지?
그리고 마침내 시작됐다.
그의 손이 내 어깨에 닿는 순간, 나는 직감했다.
아.
이거 진짜 하면 안 되는 거였다.
머릿속이 순간 백지가 됐다. 아니, 이게 마사지라고? 그냥 피지컬이 크고 힘이 센 남자가 마사지를 하면 이렇게까지 다르다고?
그는 가볍게 손을 올리더니 천천히 눌렀다. 압이 깊숙이 들어가는데도 전혀 아프지 않고, 그냥 몸이 자연스럽게 힘이 빠지는 기분.
“여기 굉장히 많이 뭉쳐 있으세요. 하루 종일 앉아서 일하시죠?”
…어? 맞는데?
“특히 오른쪽이 더 심한데, 평소에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자세를 많이 하시나 봐요.”
…아니 이거 뭐냐고, 어떻게 다 알아?
그는 정확하게 뭉친 부위를 찾아서 눌러줬다. 근데 그냥 무작정 세게 누르는 게 아니라, 내 몸이 반응하는 걸 보면서 압을 조절하는 게 확실히 느낌이 다름.
30분쯤 지나니까, 나는 그냥 내 몸을 이 사람한테 맡기고 있었다.
“조금 더 강하게 해드릴까요?”
아, 씨.
그냥 그 말 한마디가 너무 다정하게 들렸다.
나는 순간적으로 대답을 못 했다. 그냥 몽롱한 상태에서 ‘응’ 하고 고개를 끄덕였음.
그러자 그는 천천히 강도를 조절하며 내 등과 어깨를 더 깊숙이 풀어줬다. 그리고 그 순간.
나는 모든 걸 놓아버렸다.
아. 이거 진짜 하면 안 되는 거였는데.
머릿속이 비워지는 느낌. 몸이 물에 떠 있는 것처럼 가벼워짐. 근데… 기분이 너무 좋다. 단순한 피로 회복이 아니라, 이건 뭔가 감각 자체가 살아나는 느낌.
어느 순간 나는 눈을 감고 있었다.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90분이 지나 있었다.
“오늘 컨디션이 많이 좋아지셨을 거예요. 나중에 다시 필요하시면 연락 주세요.”
그는 마지막으로 부드럽게 등을 두드려주고, 준비해온 물건들을 정리했다. 나는 아직도 몽롱한 상태로 침대에 누워 있었다.
그리고 그는 조용히 문을 닫고 나갔다.
나는 그대로 멍하니 누워서 천장을 바라봤다.
아.
이거 진짜 하면 안 되는 거였어.
이제… 다른 마사지는 절대 못 받을 것 같다.
이거 한 번 받고 나면, 계속 생각나게 된다.
그 친구가 왜 “한 번 하면 빠져나오기 힘들 걸?” 이라고 했는지 이제야 이해가 됐다.
…나는 이미 빠져버렸다.